사는 얘기

공인중개사 자격증

엘도라 영 2023. 1. 12. 14:27

공부도 못하면서 희한하게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오래전부터 꾸준하게 들었었다.

"가시나는 고등학교 졸업해서 시집만 잘가면 되지"라고 늘 말씀하시는 아버지때문이라고 핑계를 대 보기도 했다. 아니면 동생들 뒷바라지 하라고 압박 아닌 압박에 시달려서 대학교 진학을 꿈도 안꿨었다라고도 핑계를 대곤 했었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마땅한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나를 걱정하셨던 엄마는 나를 간호조무사학원에 끌고가서 강제로 입학을 시키셨다. 뭐 강제라고 표현은 했지만 그걸로 10년을 밥먹고 살았으니까 적성에는 맞았던 모양이다. 

20대에는 직장생활에 정신없이 보냈었었고, 그 이후로 30대엔 결혼과 육아에 또 정신없이 세월이 흘러갔다.

 

그러다 좋은? 친구가 경매를 해보지 않겠냐고 권유를 시작으로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43이라는 늦은 나이에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을 했다.

공부를 시작했을 때 제일 힘들었던게 책상과 의자랑 친해지는 거였다.

매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0시부터 2시까지 학원 수업을 듣는게 제일 어려웠던것 같다.

살면서 들어보지 못했던, 관심도 없었던 분야를 새로이 시작한다는게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해보지 않았던 분야에 도전한다는 것과, 정말 오로지 공부만 할 수 있다는 현실이 반갑기도 했다.

중학교2학년인 큰아이와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아들녀석은 엄마를 응원해주고, 남편 또한 지지해주었다.

다만 1차,2차를 1년만에 모두 합격하는 조건으로...(첨엔 동차 합격이 얼마나 어려운줄 모르고 약속을 했었지...)

 

나는 모든 선생님들이 한결 같이 말씀하시는 습관인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하는 습관으로 365일을 꽉 채워나갔다.

그 결과는 동차 합격이었다. 시험이 끝났다는 종소리와 함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시원하기도 하면서 허무하고 무섭기도해서 집으로 갈 수가 없었다. 혼자 커피숍에 앉아 떨리는 손으로 가답안을 보면서 채점을 했었다.

합격 점수를 보고선 커피숍에서 부끄러움도 무릅쓰고 펑펑 울었었다.(커피숍에 계신 손님들 이자리를 빌어 죄송합니다)

남편과 자식들, 부모님, 형제, 친구들 모두모두 축하해줬다.

 

그 후로 부동산 소속중개사로 1년을 근무하다가 조그맣게 내명의의 사업체인 부동산을 개업을 했다.

부동산을 개업해서 지금까지 벌써 8년이 흘렀다.

그 덕에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간다는 두아이들의 중고등학생 시절을 보냈었고, 큰아이는 사관학교 생도로 둘째아이는 건축학과 대학 입학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부동산 폭등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폭락시장에 얼마전부터 급격하게 부동산업이 힘들어져가고 있다. 이업을 계속 이어가야 하나라는 것과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니 할 수 있는게 없다라는 딜레마에 빠진 요즘이다.

시간이 많아진 요즘 여러가지일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니 세상이 내가 알고 있는 것 보다 너무나도 빨리 변하고 발전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나는 현실에 너무 안주하고 있었나보다.

 

부동산 중개도 영역이 다양하고 세분화 되어 있는만큼 업무 능력을 증가시키고 실전 능력을 키워 나가기 위해  자기 계발을 통해 살아 있는 지식을 갖추는 등, 또다른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