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2

아빠 마음

내아들의 꿈은 축구선수였다. 중학교 1학년 가을에 유소년 축구팀 입단 심사를 보기로 약속을 했었다. 하지만 중학교를 입학한 따스한 봄날 아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 운동장에서 열심히 축구를 하던중 다리를 다쳤다. 그길로 아이를 차에 태워 병원가서 x-레이는 물론, ct까지 찍어본 결과 결국 발목 골절상을 입었다. 진한 초록색의 깁스를 발끝부터 무릎밑까지 하고 양팔은 목발에 의지한채 걸음을 걸어야만 했었다. 아들은 자기도 속이 많이 상했는지 말없이 눈물만 뚝뚝 흘렸었다. 축구팀 입단 심사는 물론 축구선수의 꿈도 멀리 날아가 버렸다. 뿐만 아니라 당장 학교 등교와 학원을 다니야 하는 것도 문제였다. 나의 남편은 아들의 미래의 축구선수는 별 관심이 없었고 지금 당장 학교를 다녀야 하고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갔..

사는 얘기 2023.03.24

아버지

깊어지는 가을이 되어 나무에 주렁주렁 열려 있는 대봉을 보면 늘 아버지 생각이 난다. 맞벌이로 바쁜 나와 내 남편 때문에 우리딸은 자주 친정부모님께 가 있었다. 친정에서는 우리 딸이 첫손주였다. 그래서인지 우리아버지는 유난히도 딸아이를 이뻐하셨다. "이번주 주말에 내려갈께요!"라고 말씀이라도 드리는 날엔 아버지는 우리가 도착하기 몇시간 전부터 대문앞 큰길까지 나와서 우리들을 기다리셨고, 하루이틀 머물다 우리가 돌아가는 날이면 대문 밖에 서서 아쉬움에 눈물을 훔치셨다. 우리딸은 유난히 병치레가 잦았다. 한번 아프면 수일동안 앓아눕기 일쑤였고, 아프지 않을 때도 먹는데는 도통 관심이 없었다. 그게 안타까웠는지 아버지는 우리딸아이 입에 뭐라도 하나 넣어주려 애쓰셨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안먹겠다고 종종거리며 ..

사는 얘기 2023.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