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한살 터울의 언니가 한명 있다. 언니는 어렸을 때부터 영특해서 똑똑하다는 소릴 많이 듣고 자랐었다. 아버지는 직업군인이셔서 그런지 유난히 가족들에게 엄하셨고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장녀의 역할에 대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인지 우리 언니는 동생들에 대한 책임감도 남달랐다. 어린시절 세발자전거를 타더라도 나를 앞에 태우고 뒷자리엔 내여동생을 태워 본인은 자전거를 줄에 메달아 끌어줬던 언니였다. 동네 남자애들과 눈싸움을 할 때 행여라도 동생들이 눈뭉치에 맞을까봐 자기 뒤에 서 있으라고도 했다. 고작 나보다 한살 밖에 안 많으면서... 우스갯 소리도 잘하고 재치가 있어 이영자 보다 더 뛰어나 개그우먼이 되거나, 노래도 어찌나 잘하는지 주현미보다 유명한 가수가 될 줄 알았다. 타고난 허스키한 목소리로 구..